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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병원·약국 아닌 플랫폼 기업을 선택한 이유요?'

관리자 2021-12-02 14:39:38 조회수 580

[DP인터뷰]이정훈 디알엑스솔루션 과장(약사)


[데일리팜=김지은 기자] “남과 다른 길을, 같은 길을 가도 좋습니다. 저는 저만의 길을 가고 싶어요. 안정적 직업을 떠나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 있는 제 자신을 보면 막 독립한 사회초년생같단 생각도 합니다. 새 환경에서 새 일을 해가는 과정이 재밌어요. 요즘 사는게 즐겁습니다(하하).”

올해 약대 졸업 6년차인 이정훈 디알엑스솔루션 과장(33·고려대)은 약대가 6년제로 전환된 후 2년차에 입학한 초기 6년제 약사 멤버다.

그런 그가 올해 7월 신입약사 대부분이 선택하는 병원, 약국으로의 진로에서 경로를 이탈(?)해 플랫폼 업체인 디알엑스솔루션(이하 DRxS)에 취업했다.

DRxS는 약업계 핵심 인물인 박정관 전 위드팜 부회장이 창업한 기업으로, 스마트약국 플랫폼 ‘내손안의약국’ 서비스를 개발하는 등 약국 관련 플랫폼을 기획, 개발하는 회사다.

수십년간 지역 약국의 미래를 고민해온 박 부회장이 4차산업 혁명 속 약국과 디지털의 접목을 주창하며 관련 플랫폼 개발에 도전한 회사인 만큼 약업계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대표인 박 부회장과 더불어 이 회사의 유일한 약사 직원인 이정훈 과장은 지난 2016년 약대를 졸업한 이후 병원, 지역 약국 등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뒤 이곳으로의 취업을 결심했다.

“약대에서부터 임상약학에 관심이 많았어요. 약국이 단순 약을 지어주는 일회성 공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속성을 갖고 환자의 건강상담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는 생각도요. 그래서 그 능력을 쌓기 위해 졸업 후 1년은 병원에서 5년은 지역 약국에서 근무했어요. 약국은 일부러 문전부터 로컬, 쇼핑몰 관련 약국, 상담 전문 약국 등 다양한 곳에서 근무하며 경험을 쌓았고요. 그때의 경험들이 지금 저를 만드는 밑거름이 되고 있습니다.”

이 과장이 플랫폼 회사로 방향을 선회한데는 환경, 시대의 변화가 가장 큰 원인이 됐다. 약국의 환경상, 더불어 디지털 시대 속 더 이상 약사 개인의 역량만으로는 환자와 충분한 소통, 상담이 가능하기 힘들어졌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약사 직능의 고유 영역인 고객과의 공감, 소통, 상담은 약국에서 필수이고 발전돼야 할 부분입니다. 하지만 약국은 부수적 일들로 인해 고객 응대나 환자 상담에 집중할 수 없는 환경이라는 거죠. 이런 약국 환경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에 발맞춰 체계화한다면 약사는 본연의 직능에 더 집중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어요. 나아가 약국, 고객을 연결하는 IT서비스까지 장착된다면 더 할 나위 없겠다고 봤죠. 때마침 DRxS의 구인공고가 떴고 주저없이 취업을 결정했습니다. 무엇보다 박정관 대표님의 철학이 제 생각과 맞아떨어졌고요.”

 ▲ 이정훈 과장이 개발에 참여한 '내손안의 약국' 플랫폼 내 '약사 비서 파미' 서비스 내용.


이 과장은 현재 전략기획실 의약정보컨텐츠팀에 소속돼 약의 전문가로서 회사에서 개발하는 플랫폼의 ‘소프트웨어’ 관련 업무 전반을 주관하고 있다.

일반약과, 건기식, 한약제제, 드럭머거 등 다양한 약국 콘텐츠를 디지털화해 약사, 고객 모두의 접근성과 활용도를 높일 수 있도록 관련 내용을 기획한 후 회사 개발자들과 협업해 최종적으로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내손안의약국’ 앱에 탑재된 인공지능 약사비서 파미의 개발에 참여했는데 파미의 대화 알고리즘 구성과 탑재되는 수많은 약에 대한 정보와 질문들을 검수하는 작업을 하기도 했다.

그는 디지털시대 속 약의 전문가인 약사는 분명 플랫폼 관련 업무에 최적의 직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헬스케어 영역의 디지털 플랫폼 스타트업 회사가 많아지고 있어요. 이 분야에서 약사는 최고의 직능을 발휘할 수 있는 전문가로,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플랫폼의 두뇌를 구성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무엇보다 약국 현장에서 고객이 주로 궁금해하고 필요로 하는 부분에 대해 고객 눈높이에 맞춰 콘텐츠에 녹여낼 수 있는 것이 강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면에서 지난 5년 약국에서 일한 경험이 제게는 큰 자산이 되고 있고요.”

이 과장은 약국, 병원 이외 새로운 분야로의 도전을 망설이는 후배가 있다면 용기를 내라고 이야기 해주고 싶다고 했다. 약사로서의 전공을 기반으로 자신이 평소 관심을 갖는 다른 분야를 접목시키기 위해 노력해 본다면 새 길이 열릴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다.

“하이브리드 인재가 돼야 한다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요, 전공인 한 분야를 기반으로 다른 관심있거나 흥미있는 분야를 융합한다면 남과는 다른 차별성,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봤습니다. 후배 약사님들이 기존 약사 역할에 얽메이지 말고 다양한 분야에서 역량을 펼치셨으면 해요. 저도 그런 후배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선배로 자리매김 하도록 더 노력하겠습니다.”

이 과장은 병원약사로 근무 중인 동료 약사이자 내년 5월 출산을 앞둔 아내에 대한 마음도 덧붙였다.

“얼마 전 아내가 저에게 ‘약사로서의 당신도 멋졌지만, 요즘의 당신 뒷모습에서는 빛이난다’는 말로 격려를 해줘 너무 감동을 받았어요. 같은 약사로서, 또 동반자로서 참 지혜롭고 고마운 사람입니다. 가족의 응원이 조금 다른 길을 가는 제게 큰 힘이 됩니다.”  


                  

김지은 기자 (bob83@dailypharm.com)